읽고 보는 것 관련해서 오늘은 직접 경험한 이야기를 정리해봤습니다.
장강명 작가의 동명소설 '한국이 싫어서'가 출간되고 영화화 된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영화내용은 차치하고서라도
역시 '제목'하나 잘 짓는게 얼마나 중요한지 알게 됐다.
타이틀 하나 만으로도 읽지도 않았는데 저거 뜨겠다 싶긴 했으니.

읽고 보는 것 상세 후기
내가 왜 한국을 떠나냐고?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한국이 싫어서'.
조금 더 길게 말하자면 여기서는 못 살겠어서. 돈도 없고, 빽도 없고, 미래도 안 보이고…
결정적으로 내가 추위를 너무 타서
한국에서 사회생활을 이른바 '빡시게'하고 있는 여자들 중에 자기 입에 '한국이 싫다'소리 안해본 사람이
없을 것 같다. 2000년대 대학을 다녔던 우리 세대 땐 더 그랬다.
교환학생, 어학연수 제도가 엄청 많기도 했고 달러 빚을 내서라도
해외경험은 쌓고 오는게 일상화 되어있던 시대에 대학을 다녔었다. 내 기억으로 대학동기들 중에 고시공부를 하지 않는다면 다들 교환학생, 어학연수 한번 쯤은 다 다녀왔던 것 같다.
이 영화의 여주인공인 계나(고아성)처럼 별로 특출날 것 없이 맨땅에서 헤딩하다 싶이
살아온 여자들은 더 '한국이 싫다' 소리를 했던 것 같다. 영화보는 내내 모종의 동질감을 느꼈음.
쉽게 말하면 원가족의 경제적 뒷받침이 없는 여자들.. 성실함, 책임감, 그리고 그에 따랐던 운으로 나름 좋은 대학을 나와 탄탄한 직장을 가진 사람들.
20년이 지난 후 그녀들을 하나 씩 떠올려보니, '한국이 싫다'소리를 공염불로 외지 않고 실천해서
이 곳을 떠나버린 몇몇이 떠오른다. 미국에서 취직하고 자리잡아 시민권자와 결혼해서 여전히 일과 가정 모두 놓지 않는 L선배부터, 해외취업을 시도했다가 실패하고 다시 한국으로 턴했지만 결국 결혼을 통해 미국에 자리잡은 대학동기. 딩크족을 선언하고 영미권 석사를 가서 아예 현지에서 직장을 구해 계속 일하고 있는 후배까지. 대략적으로 떠올려도 너댓명은 되는 듯.
속사정을 자세히 알지 못하지만, 멀리서 보는 그녀들은 도망쳐 간 곳에서 낙원을 찾은 것 같다.
20대 후반에 '한국이 싫다'라고 박차고 나갈 수 있었던 사람과 정말 이 뭣같은 한국인데도 꾸역꾸역
버티면서 40대까지 직장생활을 하는 사람들 중 지금은 사실 후자의 이야기를 더 듣고 싶어졌다.
다들 무엇을 위해, 어떻게 견디며 살아왔냐고. 나도 영화 속 주인공 '계나' 처럼 그 시절엔 결혼이고 육아고 정말 관심 밖의 일들이었는데(한국을 떠나지 않았던 게 신기할 지경). 어떻게 살다보니 갑자기 결혼에 임신, 육아에 관심을 갖게 되었으니… 오래살고 볼 일이다.
영화의 원작인 장강명 작가의 소설 '한국이 싫어서'의 여주인공이 장강명 작가의 대학시절 여자친구이자 현재 부인인 김새섬 그믐대표를 모티브로 했다고 한다. 뉴질랜드로 이민을 간다하고 떠나버린 여자친구 때문에 이런 소설이 탄생하고 영화화 까지 되었다니. 영화 속 여자주인공이 나랑 비슷한 점이 많이 보여 김새섬 대표에 대한 개인적인 관심까지 생겨났다. 그래서 어쩌다보니 연쇄적으로 장강명 작가의 신혼여행 이야기를 쓴 에세이까지 읽게 됨 ㅎㅎ
읽고 보는 것 총정리
에세이 후기는 다음 포스팅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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